내가 공부에 관심을 잃은 이유 (염세주의자의 탄생)
나는 원래 수학이라는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아니 거의 대부분의 과목에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수업시간에도 수업내용보다는
교과서의 내용자체를 보거나 다른생각을 하는것이 대부분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성적이 좋았던것이 과학이나 도덕이었던것 같다.
이야기나 신기한것이 많았으니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성적이 좋을때와 나쁠때의 차이는
목적의식과 흥미가 있냐와 없냐의 차이인것 같다.
중학교시절 아버지의 노력으로
나는 수학에 흥미가 생겼던것 같다.
공식을 외우는게 아닌 개념을 이해하는 학습이었다.
수학에 재미를 어느정도 붙이고
성적이 그럭저럭 나오기 시작하고
성적이 좋지않았던 친구가 배움을 청할 정도가 되던때
그 일이 벌어졌다.
나는 어릴적부터 말썽꾸러기였다.
산만하고 호기심 많고 장난을 좋아해 사고를 참 많이 쳤다.
수업시간에 지적도 벌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였을까 그래 아마도 그날 그래서였을거다.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붙이고
나름 수업에 충실해갈때
나는 큰 혼란에 빠진적이 있다.
수업에서 가르쳐주는 공식들이 이해가 되지않았다.
하지만 답은 나왔다.
뭐랄까 문제를 보면 문제풀이는 없는데 답만 나오는 현상이라고 해야하나?
혹은 내가 배운 공식이 아닌 다른공식의 문제풀이가 연상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랜시간을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다
결국 선생님께 도움을 청했다.
수업이 끝나고 어렵게 나이가 지긋하셨던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내게 돌아온 그 말을 나는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한다.
짜증이 가득담긴 아주 차갑던 그말
"너는 가르쳐준거나 잘해라. 왜 쓸데없는데 신경을 쓰냐"
내 혼란은 더욱 커졌고 수업은 더더욱 이해를 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쐐기를 박는 일이 과학시간에 터졌다.
무중력=진공
평상시에도 시덥잖은 얘기를 자주하던 과학선생님 이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할 수도 있었지만
이건 아닌데 싶어서 질문을 하려했지만 묵살당했고
이 일이 트리거가 되어 그동안 쌓여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돈만 밝히며 차별대우가 아주 당연했던 담임들
내 글을 어디선가 베낀거라 생각하던 선생들
뭐든 나는 당연히 못할거라 생각하던 선생들
어떤 일이던 내가 더 잘못이라 말하던 선생들
쌓여오던 상처들이 벌어졌다.
그 이후로 나는 공부, 교육이라는것에 흥미를 잃었다.
오히려 반발심만 생겨났다
이것들을 배워서 어떤것을 할지는 배우지 못해 알 수 없었지만
저런 어른들이 된다는 것은 알겠더라.
뭐든 배우고 싶고 많은 흥미를 가지고있던 나는 그 날 죽었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내가 그 날 태어났다,.
데미안에서 말하듯
나는 껍질을 그렇게 깨고 나왔다.
사춘기적 감성일수도 있지만
나의 사고방식이 그렇게 굳어져버린것은 부정할수가 없다.
모든것은 내 선택이고
그에 따른 결과라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하소연을 하고싶었다.
그렇다.
이것은 하소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