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두개의 달

아사자 2023. 4. 20. 17:09

우리는 어릴때부터 착하게 살아라 바르게 살아라
권선징악을 머리속에 가슴속에 쑤셔넣지
밤하늘에는 귀여운 토끼가 산다는 하나의 밝은 달이 안식을 지켜주지
사회에 첫 발을 내딯기 전까진 그것이 진실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
정의로운 신념으로 무장하고 꿈과 희망을 가슴에 가득 품은채로
우리는 정글보다 잔혹한 사회로 내팽겨쳐지지
우리를 가려주던 어리다는 보호막은 사라지고
애송이들의 골수를 빨아먹을 짐승들만이 가득한 현실
약육강식 적자생존 속에서 친구라는건 이득이 생기는 사이라는걸 알게 되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죽이고 잡아먹는 짐승이 되어갔지
하늘에는 밝은 달이 떠있고 우리의 마음속에는
두개의 달이 떠오르기 시작해 시커먼 속내를 드러낸 검은 달과 증오로 달궈진 붉은 달
이기적이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시기하는 마음이 커져만 가지
착한것은 호구고 병신을 뜻하는 말이라는걸 알게 되었지
동정은 나보다 못한 것을 경멸하는 단어라는걸 알게되었지
어릴적에 누렸던 안식의 밤은 그 어디에도 없지
피터팬은 동화일 뿐이고 파랑새는 처음부터 없었어
우리는 왜 변해가는가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어
현실은 언제나 나쁜놈들이 성공하고 잘사는 것을 보여주지
성공하고 잘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누군가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우리는 알고 있는거야
부정하고 싶어도 우리는 그런 현실을 살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