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망해간다.
99년 이메일계정이 필요해서 만든 한메일
그 뒤로 한메일은 나와 함께 인생길을 걸어왔다.
중간중간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이름마저 바뀌는 일이 벌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와 함께 하였다.
카카오와 통합을 할 당시에도
이용자들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권리도 없었기에
하지만 신규 가입이 중단되고
카카오 가입 이후 추가로 신청하고 메일을 선택한다는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 도입되면서
이때부터 일이 잘못 돌아감을 직감했다.
다음 뉴스는 댓글을 봉쇄함으로써
스스로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댓글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에 어떠한 고민도 보이지 않았다.
한때 인터넷 카페 문화를 주도했던
다음 카페조차 그 속을 알 수 없는 폐쇄성과 무관심 속에서 죽어갔다.
추천 글 인기 글은 모두 여성시대라는 이름의 카페가 점령하고 있고
티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스팸과 테러에 무방비해
속수무책으로 죽어가고 있다.
최근 포털 자체에 대한 리뉴얼이 단행되며
뭔가 좀 달라지나 싶었는데 달라지긴 달라졌다.
바로 포털의 상징인 다음이라는 이름을 날려버린 것이다.
아 이제 진짜 다음이 망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카카오 내에서 사내 독립기업으로 분사된다고 할 때만 해도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애초에 카카오가 지금까지 벌여온 일들을 생각해 보면
새로운 마이너스의 손에 등극한 카카오의 손에서 죽어가기 보다는
오히려 더 나은 환경이 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시간이 흘러봐야 결과가 드러나겠지만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지워버린 다음이 과연 생존 할 가능성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