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백수 2년 반

아사자 2019. 11. 7. 01:23

실직자가 된지 어느덧 2년 반이 흘렀다.


아파서,지겨워서,x같아서 일을 그만두고

참 많은 생각들을 했다.


나라는 사람, 내가 했던 일들, 우리 사회가 겪어온 일들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등

생가만 무럭무럭 커지고 그안에서 이리저리 헤메이기만 한것 같다.


돈,금전,생활,행복,건강,삶,만족 항상 생각하고 도 고민하는 것들


반평생을 살아온 서울이라는 이 공간에서

나는 무엇일까

이제는 자신있게 말할수있을것 같다

버러지,쓰레기

이 사회가 요구하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노예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단 두종류의 인간으로 나뉜다.


금수저와 노예


상위 1%의 금수저 집단이아니면 무슨짓을 해도 성공이라는 단어를 손에 쥘수 없다.


그렇다 나는 노예계급인 것이다.


내가 19살때 세운 삶의 계획표가 있다.

도시가 아닌 외진곳에 천평규모의 땅을 사 적당하게 집을 짓고,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책을 읽으며 여생을 보내는 것이었다.

오토바이 한대 놓고 슬슬 마실도 다니고

작은 밭때기나 조금 소일거리도 하고

컨테이너 두어대 놓고 창고로도 쓰고 작업실로도 사용하고

가건물 작게 지어 주차장겸 운동실 세탁실

점점 구체적인 내 계획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 이 작은 꿈마저 점점 더 작아지고

끝내는 병마에 휩쓸려 그 꿈은 지워져 버렸다.


사회에는 수 많은 지원책들이 존재한다.

가난한사람 아픈사람등을 위한 수 많은 지원책들

그러나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수 많은 지원책들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

내 청춘 내 삶의 한페이지를 써내려간 일터와

그동안 악착같이 받아간 수많은 세금과 보험료들

나에게 그들은 과연 무엇을 해주었는가?


통증에 버티고 또 버티다

결국 일을 그만둬야 했을정도였던 나에게

일터도 정부도 사회도

그 누구도 나를 돕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나를 괴롭히는 통증


병원은 마치 꾀병환자인것마냥 대하고

구청은 각종 사유를 핑계로 지원에서 제외되고

일터는 그만뒀으니 나몰라라

고용보험과 산재는 높은 문턱에 지쳐 좌절해야 했다.


아파서 아직도 아파서

그래서 일을 못하고 있으니

그저 잉여 폐기물 취급이다.


그렇게 증오의 씨앗은

조금씩 조금씩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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