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그런 하루

아사자 2023. 4. 5. 13:25

어제부터 내린 비는
비를 맞은 모든 것을 적시어
촉촉하게 축축하게 감싸 안는다

그러나 메마른 내 가슴은
먼지를 일으키며
갈라져만 가고 있다

마르고 핏발선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메마르고 갈라진 입술로
세상을 향해 소리친다

비의 장막은
시야를 차단하고
빗소리는
내 목소리를 집어삼킨다

모든 것을 적시려는 빗속에서
말라 죽어 가는
그런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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